HED.kr: Healthcare Experience Design for Korean Reunification
2017년 6월 ~ 2020년 2월
김성우, 김재윤, 나유리, 우미선, 한향련, 하영지
연구 개요
HED.kr (Healthcare Experience Design for Korean Reunification)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 (service design thinking)에 기반하여 다가오는 통일 시대에 남북한 주민을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 경험을 연구하는 과제이다. 특히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민의 병원 이용 경험을 향상하는 연구 (Healthcare Experience Design for North Korean Defectors:HED)에 중점을 두고 있다.
HED는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의 2017, 2018 및 2019년도 통일나눔펀드지원사업의 학술 연구 부문에 3년 연속으로 당선되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실체적인 연구 산출물을 내놓고자 북한이탈주민상담실을 보유한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과 연구를 함께 수행했다. HED.kr의 1차적인 과제 미션은 탈북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로 그들의 병원 이용 경험을 향상시키는 정보를 디자인 하는 것이다.
연구 배경
많은 탈북민들이 경제적 부담, 시스템 이해 부족 및 문화적 차이로 남한의 보건의료 체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의료 보험 제도 및 서비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만족스런 의료 서비스를 제때 적절하게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병원 이용에 있어서도 탈북민 상당수가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으로 생각보다 많은 탈북민 전용 의료 혜택 제도가 정부 및 민간 단체에 의해 구축되어 있기도 하다. 이 과제는 이런 현상에 주목하여 먼저 탈북민에게 병원 이용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장치를 만들고 나아가 남한의 의료 보험 제도 정보를 탈북민에게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정보 디자인 및 전달 방법에 초점을 맞춰 수행되었다.
연구 과정
서비스 디자인의 더블 다이아몬드 (Double Diamond) 프로세스에 맞춰 연구를 수행하였다. 발견 (discover) 단계에서 각종 문헌을 리뷰하고, 하나원 및 서울의료원에서 수행하는 탈북민 대상 의료 교육을 참관하는 현장 관찰을 수행하였다. 또한 탈북 출신 전현직 의료인, 신변보호관, 탈북민 환자 진료 경험이 풍부한 남한 의료진, 국립중앙의료원 및 서울의료원 내 탈북민전용상담실 소속 상담사, 헬스케어 부문의 서비스 디자인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인터뷰하며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무엇보다 이 과제의 최종 수혜자인 탈북민 20명을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여 남한 병원에서 탈북민이 겪는 각종 경험을 집중적으로 수집하였다.
정의 (define) 단계에서는 발견 단계에서 수집한 자료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탈북 초진 환자의 As-Is 고객여정지도와 이해관계자지도를 제작하였다. 또한 탈북민의 의료 서비스 경험의 페인포인트 (pain point)를 도출하고, 그로부터 다음과 같은 사안(issue)을 집중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으로 과제 문제의 정의를 내렸다:
(1) 탈북민이 진료 전∙중∙후 시점에서 겪는 병원 이용 및 남한 의료 보험 제도의 어려움을 줄이는 정보의 제공
(2) 북한이탈주민전용상담실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돕는 서비스 도구 개발. 이어진 발전 (develop) 단계에서는 데스크탑 프로토타입핑 (desktop prototyping) 등의 기법을 적용하면서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에 집중했다.
최종적으로 전달 (deliver) 단계에서 탈북민을 위한 서울의료원 이용 안내 리플렛, 북한이탈주민전용상담실용 페이퍼 상담사, 병원 이용 및 남한 의료 체제를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과 탈북민 포털인 우리온에 올린 일러스트레이션 등을 제작하는 걸로 과제롤 완료하였다. 또한 2019.2월에 국내 최초로 통일의료 서비스디자인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연구 결과
서울의료원을 이용하는 탈북민을 위한 병원 안내 리플렛
서울의료원을 이용하는 초진 외래 탈북민 환자를 대상으로 만든 리플렛이다. 병원 이용 방법, 남한 의료 체계, 병원 내 북한이탈주민전용상담실 등 탈북민 홙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인포그래픽스에 기반하여 이해하기 쉬운 그래픽 중심으로 설명해 두었다. 탈북민을 위한 리플렛이지만 탈북민들이 북한 출신인 것이 드러나는 점을 꺼려하는 성향을 고려하여 탈북민용 리플렛인 점을 명시적으로 알리는 디자인 요소를 최대한 기피하였다. 이를테면 리플렛의 첫 페이지인 표지에 탈북민에 대한 어떠한 언급 없이 “반갑습니다" 라고만 되어 있고, 구체적인 내용은 안쪽 페이지에 넣어두었다. 이런 디자인 안배는 그림 위주의 쉬운 설명과 함께 탈북민 뿐만 아니라 남한 출신의 다른 환자들도 리플렛을 많이 사용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적 효과를 내는 데 기여하였다. 실제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탈북 환자들보다 남한 출신 환자들이 더 많이 리플렛을 가져간다고 한다.

서울의료원 북한이탈주민전용상담실용 페이퍼 상담사
페이퍼 (paper) 상담사는 서울의료원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전용상담실의 업무 생산성을 돕는 도구이다. 새조위(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가 운영하는 상담실에는 보통 1명의 탈북 출신 상담사가 상주하면서 의료원을 방문하거나 입원 중인 탈북 환자들의 각종 병원 이용을 지원한다. 그 과정에서 상담사에게 부과되는 과도한 업무량으로 종종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온 탈북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질 때가 많다. 이를테면 병실에 입원 중인 환자를 돕기 위해 상담사가 사무실을 비울 때가 많다. 페이퍼 상담사는 상담실의 문 앞에 부착하는 도구이다. 상담사 부재 중에 상담실을 찾아온 환자들이 상담사를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서류 발급 정도의 기본적인 과업은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과업을 단계별(step-by-step)로 쉽게 설명해 둔 카드가 비치되어 있다. 각 카드는 한 장씩 펼 때마다 다음 해야 할 일에 대한 설명만 나오게끔 디자인하여 탈북 환자들이 과업 전체를 보고 복잡하다고 생각하며 위축되는 상황을 방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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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용 일러스트레이션
남한 의료 체제 및 병원 이용 방식을 설명하는 일러스트레이션 시리즈이다. 3개의 에피소드를 제작했다. 각 에피소드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조합으로 오프라인(종이 인쇄) 및 온라인(웹사이트 등의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모두 사용가능하다. 정적 이미지 (still image) 기반의 정보 디자인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웹툰과 일러스트레이션+텍스트 설명의 2개의 방안을 놓고 고심하다가 유튜브 동영상 및 하나원 교재 강의안과의 경험적 일관성을 가져가는 차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방향을 결정하였다. 제작한 일러스트레이션은 탈북민 포털인 우리온에 올렸다. 우리온은 가입자 수가 1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의 탈북민용 종합 정보 사이트로 남한 사회 안착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탈북민이 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우리온의 의료 정보 페이지>에 일러스트레이션을 올려두었다.
그림 1: 일러스트레이션 1
그림 2: 일러스트레이션 2
그림 3: 일러스트레이션 3
남한 병원에 간 예향이
'남한 병원에 간 예향이'는 탈북민에게 남한 병원 이용을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 시리즈이다. 총 3개의 동영상을 제작해서 올려두었다. HED.kr 과제의 미션은 탈북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로 그들의 병원 이용 경험을 향상시키는 정보를 디자인 하는 것이다. 리플렛과 Paper 상담사의 카드(종이), 우리온에 올린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에 이어 동영상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유튜브에 올리고 우리온 등에 링크를 공유하였다.
하나원의 ‘남한 의료 제도’ 강의안 Re-Design
남한 의료 체제와 병원 이용에 대한 탈북민의 첫 UX는 하나원의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나원은 통일부 소속의 북한이탈주민 교육 기관이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민은 하나원에 일정기간 체류하면서 남한의 여러 사회 제도와 문화를 배운다. HED.kr에서는 남한의 의료 체제 및 병원 이용 방법을 교육하는 하나원 수업의 강의안을 전면적으로 re-design 하였다. 딱딱한 텍스트 위주의 설명을 그림 및 인포그래픽스로 대체/추가하였고, 전체적인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리플렛, Paper 상담사, 일러스트레이션, 동영상에 쓰인 콘텐츠와 시각적 요소를 강의안에도 활용하여, 탈북민이 하나원을 수료하고 남한 사회에 나온 후에 병원 이용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자 할 때 ‘경험의 일관성’이 연결될 수 있도록 디자인 하였다.

